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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도 사람도 쉬어가는 곳,
두물머리
웰촌, 한국농어촌공사
두물머리는 양평의 경계에 걸려 양평의 시작이기도 하고 끝이기도 하죠.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곳이라 예전에는 아주 중요한 나루터였다고 합니다.
한강 상류에서 내려온 뱃사공들이 한양으로 들어가기 전 쉬어가던 곳이었다는데,
저희도 도심으로 다시 들어가기 전 두물머리에서 쉬어가며 옛 뱃사공들의 여유를 느껴볼까요?
파란 하늘을 향해 활짝, 바람엔 하늘하늘 거리는 연꽃입니다
강가 쪽으로도 연꽃이 보이네요 / 산책하기에도 좋은 연꽃길입니다
물머리 한 쪽에는 연꽃들이 엄청난 넓이에 무리지어 있네요.
간간히 피어있는 꽃의 크기는 아이의 얼굴만한 것 같아요.
앞으로 얼굴이 작은 사람에게 주먹만하다고 하지 말고 연꽃 같다고 하면 어떨까요? ㅎㅎ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닮았다고 하는데 누가 안 좋아하겠어요.
다시 느티나무를 지나 두물머리 중심으로 들어서면 제법 큰 돛단배가 있습니다.
2004년에 국내에서 유일한 조선장인인 김귀성 씨가 직접 건조하신 배인데, 드라마 <허균>에도 출연했다고 하네요.
옛날에는 이런 멋진 돛단배들이 두물머리 나루터를 가득 채우고 그랬겠죠?
두 강이 맞대고 있다고 해서 ‘두 물 머리’라고 불렀다는 이곳에서
북한강을 따라온 사람들과 남한강을 따라온 사람들이 만나서 이야기하고 먹고 쉬어 가던 그림이 그려집니다.
두물머리를 배경으로 한 19세기 두강승유도가 그려져 있어요 / 두강승유도가 이젠 사진으로 재탄생하는 중인가 봐요~
풍경이 좋은 두물머리는 실제로 정선의 ‘독백탄’ 등 여러 풍경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죠.
두물머리는 지금도 사진작가들이 일생의 명작을 만들기 위해 자주 찾는 소문난 명당이라고 하니,
예나 지금이나 예술가들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은 곳이라 할 수 있겠어요.
어디로 돌아봐도 다 절경인 두물머리
두물머리 안쪽으로 들어가니 사람들이 커다란 액자 앞에서 줄서 있네요.
뭔 일이지? 하고 가보니 드라마도 찍은 명당이라 모두들 드라마 한 장면처럼 포즈를 취합니다.
시선이 몰리기 때문에 잠시 멈칫, 쑥스러워 분들도 풍경에 취해 곧 배우들처럼 연기에 들어가네요.
두물머리 소원나무에선 자연스럽게 찰칵
대부분의 분들은 여기까지만 보시고 돌아가시던데,
사실 두물머리의 하이라이트는 더 깊숙이 감춰져 있습니다!
화장실에서 잠시 ‘해우’하고 그 오른쪽으로 난 길로 조금만 가면
곧 ‘남한강길 스토리텔링 산책로’가 나오는데요,
이 산책로 끝에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지점 끝 중의 끝, 두물경까지는 가 봐야죠~
자연 속으로 깊이 빠져 들어가는 듯 한 느낌의 산책로 풍경
산책로는 충주호부터 두물머리까지의 물길을 형상화한 산책로라고 하는데,
쑥부쟁이, 억새, 둥글래, 부들 등 한강의 자생생물들이 엄청난 대지에서 자유롭게 자라고 있네요.
넓은 풀밭과 저 멀리의 산, 그리고 그 사이에 흐르고 있는 한강까지,
한적한 풍경 속에서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길입니다.
두물경으로 가는 산책로와 길가에 핀 부용 꽃
놓칠 수 없는 두물머리의 절경, 두물경
그리고 그 끝에는 북한강도 남한강도 만질 수 있을 듯 가까운 두물경이 드디어 나옵니다.
두물경에서 풍경을 즐기고 있다 보니, 예전에 뱃사공들이 두물머리에서 쉬어간 것은
이곳이 두 물이 만나는 물길이어서만 그랬던 것 같지는 않네요.
아마도 힘들 게 내려왔던 물길과 다시 고되게 내려가야될 물길 사이에서,
양반들 못지않는 여유를 느끼고 풍류를 즐기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지금 우리가 이곳에서 쉬어가는 그 이유처럼요.
잠시 쉬었다 가세요~